감염병인가 전염병인가

중동호흡기증후군, 이른바 메르스라는 질병의 확산으로 온 나라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병균이 전파되어 옮겨지는 질병을 일컫는 말로 이전에는 전염병이라는 용어가 쓰였으나, 근래 들어 감염병이라는 용어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 '전염병'이라는 용어가 주는 혐오감 때문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를 순화한다는 핑계로 감염병이란 새 용어를 만들어 냈다.

그럼 감염병과 전염병이 같거나 비슷한 뜻인가?

그렇지 않다.

우선 감염의 뜻부터 살펴 보자.

감염이란 옮아서 물이 든다는 뜻이다. 그래서 감염병이라 함은 옮아서 발병하는 질병을 말한다.

원래는 어떤 사람이 지니고 있지 않았던 질병인데, 다른 사람이나 물체로부터 옮아 생기는 질병을 말하므로, 피해자인 환자 입장에서 본 질병이다.

전염이란 옮아가거나 전달되어 그를 물들인다는 뜻이다. 그래서 전염병은 어떤 환자에게서 다른 사람에 전해져 새로 발병하게 하는 질병을 이른다. 순우리말로는 돌림병이라 한다. 돌아다니는 병이란 뜻이다.

다시 말해서 감염병이 이미 발병한 환자(피해자) 입장에서 본 질병이라면, 전염병은 새로운 환자를 발생하게 하는 가해적인 성격의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두 병명의 뜻은 같지 않으며 비슷하지도 않다.

감염병은 환자가 병균에 이미 감염되어 걸린 질병이고, 전염병은 환자가 병균을 다른 사람에게 옮겨 새로 발병하게 할 수 있는 질병이다.

따라서 예방 차원에서라면 감염병이 아니라 전염병이라고 써야 옳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