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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비판

부모의 종교 강요와 아동 학대

 

  자녀에 대한 신체적 학대나 언어 폭력은 물론이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자신의 종교를 강요하는 것도 아동 학대에 해당한다고 본다. 아동 학대는 아동에 대한 신체적 폭력이나 보호 아동을 유기 또는 방임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학대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동에 대한 부모 종교의 강요는 바로 정신적 학대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종교계, 특히 개신교 쪽에서는 이에 반발한다. 부모가 믿는 건전한 종교를 자녀에게 권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그들이 주장하는 바에 비추어도 모순된다. 건전하다는 것을 누가 판단할 것인가? 객관적으로 볼 때 아동에 대한 신체적 학대에 해당하는 행위일지라도 부모 자신은 이를 자녀에 대한 정당한 훈육방식이라고 주장한다면 종교계는 이를 건전하다고 인정할 것인가? 그럴 수 없음은 물론이다. 이른바 이단이라고 불리는 종교를 믿는 부모가 자녀에게 부모의 종교를 강요한다면, 종교계는 부모의 종교가 건전하다고 인정할까? 아니다. 정통이라고 하는 기독교계 모든 종파의 태도가 여기서 180도 돌변한다. 그들은 "이단이나 사이비들이 자녀들을 자기들의 종교적 행위에 강제 동원하거나 도구화하는 것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곧 그들 정통 교파의 종교를 강요하는 부모의 행위는 아동 학대가 아니지만, 이단 종파를 믿는 부모의 종교 강요 행위는 아동 학대라는 모순된 주장을 하는 것이다. 

  현재의 기독교는 수많은 종파로 갈라져 있는데, 새로운 종파(교파)가 생겨날 당시엔 언제나 기존 종파의 입장에서는 이단이었다. 종교변개(이른바 종교개혁) 전에는 개신교도 가톨릭의 이단이었다. 그 개신교가 수많은 교파로 또 갈리면서 언제나 이단 논쟁이 일었으며, 이는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사회문제화 되는 사이비 종교에 이르지만 않는다면, 그래서 세를 불려 살아 남기만 한다면 이단 시비를 벗는 건 물론이다. 정통과 이단이 객관적으로 구분되는 게 아니다. 종교쟁이들의 주관에 맞춰 어느 종파는 건전하고, 어느 정파는 불건전하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들의 경전 바이블에 아동에게 건전한 내용만 있을까? 차마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추한 옛날이야기가 많고, 폭력적인 장면도 많다. 상식에 어긋나는 미신적 내용들도 많다. 아동의 정서적인 발달에 이런 옛날이야기가 무슨 도움이 될까? 그 반대라면 또 모를까. 여성의 인권을 극도로 제한하고 명예살인을 인정하는 이슬람 교리를 믿는 부모의 종교와, 여호와가 천지를 창조하고 흙을 빚어 인간을 만들었으며, 예수는 신의 아들로서 인간의 죄를 대신해 처형된 뒤 부활했다는 허황된 얘기를 믿으면 천국이요 안 믿으면 지옥이라는 미신을 믿는 부모의 종교를 구분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어떤 종교를 건전하다고 볼 것인가.

  이런 이유로 어린 자녀에 대한 부모 종교의 강요는 아동 학대일 수밖에 없다. 종교의 선택은 자녀가 성년이 되었을 때 그가 알아서 할 일이다.

 

     * 이 글은 동시에 다음 카페 [종교는 모든 것을 망가뜨린다]에도 실었습니다. -->http://cafe.daum.net/banjinsi/gPdH/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