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교 비판

"서소문 천주교 성지화는 중지되어야 한다"

  "서소문 천주교 성지화는 중지되어야 한다"

역사학자 이이화씨가 2014.12.4 <한겨레> '왜냐면'에 쓴 글의 제목이다.

이 글에 따르면 국가와 서울시, 서울 중구청이 51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서울 서소문 일대를 천주교의 성지로 조성하려는 모양이다. 글에 따르면, 서소문 역사공원을 조성하면서 지하에 성당과 천주교 순교자를 위한 기념관을 세우고 도보 순례길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서울 방문을 계기로 논의가 시작되어, 황사영 등 조선 말기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곳을 성역화하려는 시도로 이어진 것이라 한다. 이이화씨는 이게 사실이라면 역사학자로서, 또한 양식 있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 일대는 조선시대 풍수설에 따라 숙살지기(肅殺之氣)가 있다고 하여, 죄인의 처형장으로 이용되거나 감옥이 설치되기도 했던 곳이라 한다. 그런 까닭에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성삼문과 개혁사상가 허균 등이 이 언저리에서 처형되었고, 동학농민운동 지도자 김개남 등이 효시된 곳도 이곳이었으며, 동학 2대 교주 최시형이 처형되어 묻힌 곳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일제시대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처형되었던 서울형무소가 이 주변에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였고, 황사영의 처형도 그런 사례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서소문 일대는 명백한 민족의 역사성을 갖고 있으며, 이를 보존해야 할 의미도 있다는 것이다.

  이이화씨는 이런 역사성을 지닌 곳을 특정 종교의 성지로 조성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는 천주교에 호의를 베푸는 명백한 종교편향 정책이다.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특히나 황사영은 조선 조정이 천주교를 탄압할 때 자신의 신앙을 위해 조선에 함대를 파견해 달라는 비밀 편지를 프랑스로 보내려다가 발각되어 처형당한 인물이다(이른바 황사영 백서 사건). 오로지 자신의 신앙을 위해 민족을 배반한 인물이다. 이곳에서 처형된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천주교 쪽에서야 순교자지만, 순국자는 결코 아닌 것이다. 이들 순교자를 기념하기 위해 이곳을 천주교의 성지로 조성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는 민족사의 왜곡일 뿐더러, 종교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일이기도 하다.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전 대통령 이명박 장로가 서울시장 재직시 했던 기독교 편향 발언)하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당국은 서소문 일대의 천주교 성지화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

 

             [글 참조]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66735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