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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비판

'한겨레'에 실린 어느 종교인의 글에 대하여

  6월 28일치 '한겨레' 23쪽에 호인수 가톨릭 사제의 글이 실렸다 (참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44482.html).

글은 '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은 다 신자냐' 하는 물음으로 시작된다. 그는 이것이 교회와 신자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라며, 그 자신은 줄곧 이에 의문을 품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 가지 실례를 들었다.

  1. ㄱ씨는 군 복무중에 천주교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지만, 세례 전 예비신자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이전에 성당에 가 본 적 없으며, 세례가 뭔지도 모르고, 세례받은 날짜도 기억하지 못하며, 종교 의식이나 교리에 생소하고 신앙심 옅는 사람이지만, 천주교 신자인 애인과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제를 찾아갔다.

  2. ㄴ씨는 천주교 신자이던 엄마를 따라가 유아 세례를 받았으나, 엄마를 여의고 나서는 천주교회를 다닌 적 없고, 성인이 되어 세례받은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신앙을 갖지 않았다.

  3. ㄷ씨는 성당에 가 성경 공부를 하고 스스로 세례를 받은 후 열심히 교회를 다녔으나, 자신과 가족의 신상 변화로 교회와 멀어지면서의 신앙 단절을 선언하고 신자임을 부정했다. 

  그런데 왜 그는 이런 질문을 한겨레 독자에게 던지는가. 천주교 자체적으로 답을 내놓고 정리할 일이지. 그렇지 않은가? 이 글이 종교지가 아닌 정론지 한겨레에 어울리기나 한 글인가? 글은 이렇게 끝맺는다.

  "하느님나라 운동은 세상개벽 운동이요, 여기에 필요한 사람은 예수의 사람, 참신앙인이다."

  천주교 찬양이 아주 노골적이다.

  한겨레 독자의 개개 신앙은 다양할 것이다. 한겨레에 글을 싣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자신을 신앙을 타인에게 선전하거나 우호적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다른 종교인이나 무신론자가에게 불편함을 줄 정도로 종교적인 색체를 드러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 글이 무슨 도덕덕으로 좋은 글이라도 되는가? 교인 아닌 독자가 읽을 만한 값어치가 있는 글인가? 생각할 만한 값어치가 있는 글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교인에겐 어떨지 몰라도 나는 아주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한겨레가 종교지는 아니지 않는가.

  내친 김에 호인수씨의 물음에 대하여 답이나 할까?

  1. ㄱ씨는 천주교인이다.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하고 군종장교로부터 세례를 받았으며, 신자인 애인과 함께 사제를 찾을 정도니까. 만일 부정한다면 군종장교의 세례 효력을 부정하는 것이고, 이는 천주교의 세례 의식을 한낱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이다.

  2. ㄴ씨는 천주교인이 아니다. 세례받을 당시 의사무능력자였고, 성인이 되어서도 신앙이 없기 때문이다. 의사무능력자에 대한 세례는 천주교의 악습이다.

  3. ㄷ씨도 현재 천주교인이 아니다. 한때는 천주교인이었지만 나중에 신앙 단절을 선언하고 신자임을 부정했으니까.

 

  ※ 이 글은 6.29. 이메일로 한겨레신문사 '독자권익위원회'로 보낸 글로서, 카페 [종교는 모든 것을 망가뜨린다]에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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