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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비판

기적과 맹신 [펌]

“성령 체험·치유 능력 등 너무 쉽게 일반화”
맹신증후군은  사기 증거도 안 믿는 인지적 장애
 
정신수련원을 비롯한 신흥종교나 수련단체들은  ‘성령 체험’과 ‘기적’, ‘치유’ 등을 앞세운다. 그런 현상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신격화에 가까운 숭배를 받는 대형교회 목사들의 설교를 낱낱이 해부해  ‘설교 비평’영역을 개척했던 정용섭(대구성서아카데미원장) 목사는 “기독교에서 ‘생명의 신비’로 들어가는 성령 체험 자체를 부인하지 않지만, 한국 사회에선 대형교회 목사들부터 치료행위 등에서 나타나는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너무 쉽게 일반화시키려는 경향이 있다”며 “꿈이 현실의 투영이고, 무의식의 반영이듯이 절대자에게 의존해 위로받고 싶은 마음의 투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예수는 죽은 나자로를 살린 뒤 예수 자신이 아닌 나자로의 믿음이 나자로를 살렸다고 했고, 석가는 ‘일체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니체와 프로이트가 최고의 심리서 가운데 하나로 꼽았던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에도 “기적으로부터 신앙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신앙으로부터 기적이 나오는 것”이라는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언급이 나온다. 의식교육프로그램인 <아바타>의 결론도 믿음과 신념이 현실을 창조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 결국 기적도 ‘마음의 빛에 의한 그림자’로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며, 보고 싶은 것만을 본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 심리학에서도 같은 그림을 보고 느낀 점을 묻는 로르샤흐 검사 등을 통해 같은 대상을 두고도 보는 사람의 심리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사실이 좀 더 뚜렷해지고 있다.
 
하지만 맹신자들에게 이런 주장은 효과가 없다. ‘맹신증후군’은 기적과 초능력을 주장하는 구루와 교주들에 대한 믿음에 자신을 비이성적으로 맡기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가짜 초능력자였다가 훗날 많은 종교적 야바위꾼들을 폭로하며 이 말을 만들어낸 라마르 키네 박사는 “맹신증후군은 기적이 사기극으로 조작된 것이라는 증거가 압도적으로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믿는 명백한 인지적 장애를 말한다”며 “증거와 논리적인 주장으로 그들의 잘못을 설득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한 바 있다.
 
         출처 : <한겨레신문> 조현 기자의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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