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교 비판

누가 불행한가? / 로리 리프먼 브라운

  사후의 영생을 믿는 수많은 신자들은 내가 죽으면 자기들이 옳다는 걸 알게 되리라고 말한다. 반면 그들이 죽고 나면 그들은 내가 옳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그들이 죽은 뒤에는 아무 의식도 남아 있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무얼 배우거나 경험할 수가 없으니까). 이는 사실 매우 다행스러운 상황이다. 현생에서 여러 즐거운 경험을 포기하고, 신과 그가 부과한 규범을 따르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한 사람들에게, 그토록 많은 고난을 겪게 한 고통에 대한 영원한 보상이 없다는 걸 안다는 것은 참혹한 일일 테니 말이다. (중략).

  내가 불행할 것이라는 지레짐작에 대해 말하자면, 그 근거는 내가 내세를 누리지 못하리라는 생각이다. 그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삶이 끝날 때 더 이상 다른 게 없다는 걸 알면 내가 절망할 게 틀림없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태어나기 전의 무한한 시간 동안 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서 기분 나쁜 적이 없었다. 또 내가 죽은 뒤의 무한한 시간 동안 내가 존재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 때문에 통탄해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수술을 받는 동안 마취되어 무의식 상태가 되는 걸 싫어하지 않는다. 잠잘 때 꿈을 꾸지 않더라도 별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도 않는다. 간단히 말해,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나는 영원한 하프 소리보다는 깊고 영원한 잠을 택하겠다(하프 연주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 로리 리프먼 브라운(Lori Lipman Brown, 1958~); 변호사 · 교육자로서, 네바다주 상원의원과 '미국 세속 연합' 초대 회장(2005~2009년)을 역임했다.

 

 [무신예찬] (원제; 50 Voices of Disbelief: Why We are Atheists) 현암사 발행, 초판 1쇄, 그의 글(446~451쪽) "누가 불행한가?"에서 발췌.